첫 판매에 키링 2000개 완판시킨 비결은? 롱블랙 마케팅팀에게 듣다

요즘 키링 전성시대인 거, 다들 아시죠?
혹시 롱블랙에서도 키링을 냈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나요?
2025년 1월, 롱블랙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키링을 만드는 ‘노플라스틱선데이’와 협업해 ‘태그미 문장 키링’을 출시했어요.
롱블랙 키링은 검은색 네잎클로버 모양을 하고 있어요.
이걸 스마트폰에 대면, “000님이 발견할 오늘의 문장은 무엇일까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롱블랙 노트 속 문장이 무작위로 나와요. 오늘은 ‘셰프 안성재’ 노트 속 문장이, 내일은 ‘저속노화 정희원’ 노트 속 문장이 뜨는 식이죠.
이 키링, 출시 2개월 만에 2000개가 다 팔렸어요.
지금도 재입고 문의가 끊이지 않죠. 그 성원에 힘입어 2차 판매를 준비했어요.
2025년 6월 18일에 열릴 서울국제도서전과 온라인에서에서 팔 예정이죠.
재판매를 맞아, 키링 기획 비하인드를 전하려고 해요.
2024년 11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마케팅팀 리드 메이, 콘텐츠 마케터 클로이를 인터뷰했죠.
Chapter 1. 기획 :
왜 키링을 만들었을까?
먼저 2024년 11월로 돌아가 볼까요? 코트와 경량패딩을 하나둘 꺼내 입던 그때, 롱블랙 마케팅팀은 종일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어요. 바로 ‘새해 프로모션’을 준비해야 했거든요.
“보통 구독 서비스의 대목은 1월이에요. 새해에 인터넷 강의 플랫폼에서 1년 수강권을 할인 판매하는 것처럼요. 롱블랙도 마찬가지였어요. 1년 구독권을 15%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죠. 그런데 진행하면서 늘 답답했어요. 어딘가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느낌?”
Q. 왜요? 새해 프로모션 성과는 늘 좋지 않았나요?
“그건 맞는데, 하면 할수록 ‘할인이 최선일까?’ 싶더라고요. 새해 프로모션의 목표는 ‘신규 구독자를 모으자’였어요. 그런데 할인에 반응하는 사람 대부분은 기존 구독자들이었어요.
그때 느꼈죠. ‘할인은 롱블랙을 아는 사람들에게만 반응이 오는 전략이구나.
우릴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와닿지 않겠구나.’”
Q. 그때 생각한 해결책이 키링이었나요?
“맞아요. 우리는 형체가 없는 디지털 서비스잖아요. 손에 잡힐 수 있는 물성 있는 굿즈를 통해 가치를 더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롱블랙은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전하는 서비스잖아요. ‘가격이 싸다’보다는 ‘당신에게 가치 있는 뭔가를 같이 주겠다’고 어필하는 게 더 어울리겠다고 봤죠.”
Q. 근데 왜 키링을 선택했나요?
“처음부터 ‘키링을 만들겠다’는 아니었어요. 노플라스틱선데이라는 브랜드를 눈여겨 보다가 시작된 프로젝트였죠. 당시 노플라스틱선데이는 키링을 핸드폰에 태그하면 오늘의 운세를 알려주는 ‘럭키 키링’으로 인기를 끌고 있었어요. 그게 흥미로웠습니다.
이 브랜드는 롱블랙과도 접점이 있다고 봤어요. 노플라스틱선데이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오늘의 운세)을 키링으로 연결했고, 롱블랙은 양질의 디지털 텍스트 콘텐츠를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연락한 노플라스틱선데이.
양쪽의 대화는 빠르게 진전됐어요. 그렇게 스마트폰에 키링을 태그하면, 롱블랙 노트 속 ‘오늘의 문장’이 나오는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죠.
2025년 1월에 판매하는 걸 목표로 하고요.

Chapter 2. 디자인 :
왜 검은색 네잎클로버를 만들었을까?
그렇게 나온 키링, 오렌지색 띠가 달린 검은색 네잎클로버 모습이었죠.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실은 이 디자인이 나오기까지 2주 넘게 걸렸어요. 많은 시안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했대요.
Q. 디자인 선정 과정은 어땠나요?
“정말 많은 시안이 나왔어요. 커피, 책, 시계, 연필…. 문제는 1월 안에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였죠. 도안에 맞는 금형(모양)을 새로 만들어야 해서, 아무리 빨라도 3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1월 안에 키링을 만드는 방법은 딱 하나, 원래 있는 키링 모양대로 만드는 것밖엔 없었어요.
책도 있고, 동그라미나 하트도 있었죠. ‘이거다’ 하는 건 없었지만요.”

Q. 결국엔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운세 키링’인 네잎클로버 모양으로 나오지 않았나요?
“어느 날 회의실에서 미팅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거였어요. ‘그냥 이걸 검은색으로 만들까요?’ 생각해 보니, 그냥 네잎클로버는 흔해도 검정색 네잎클로버는 없잖아요.
게다가 우리 이름은 롱‘블랙’이고요. 소비자 입장에서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당시에는 100% 만족한 건 아니었어요. ‘어차피 원하는 대로 결론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고, 지금으로선 이게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였대요.
그 생각은 맞아떨어졌어요.
실제로 고객 후기 중 ‘네잎클로버가 예쁘다’는 말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거든요.

Chapter 3. 마케팅 :
왜 롱블랙 최초로 인플루언서 시딩을 했을까?
제품이 만들어졌으면, 이제는 홍보할 차례.
마케팅팀은 상세 페이지를 만들고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에 올라갈 홍보 메시지를 기획했어요.
하지만 변수가 있었으니, 바로 판매 공지가 나간 후에도 제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제품은 없는데, 상세 페이지에 들어갈 제품 사진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없으면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노플라스틱선데이의 초록색 네잎클로버 키링을 30개 정도 받았어요. 그리고 디자인팀에서 검은색 래커를 한가득 사 와서 검은색으로 도색했고요.”
Q. 촬영 때 롱블랙 팀원이 모델이 됐다면서요?
“맞아요. 실물 제품인 만큼 실생활에서 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죠. 실제 디자이너들이 들고 다니는 백팩과 바지 주머니에 키링을 단 모습, 스마트폰을 쓰는 모습을 촬영해 상세 페이지에 넣었어요.
광고 소재에서도 이 사진을 활용한 게 압도적으로 성과가 좋았어요.
한번은 ‘사진에 나온 백팩 어디 건지 궁금하다’는 문의가 들어온 귀여운 에피소드도 있었답니다.”

Q.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키링 홍보 릴스는 경복궁까지 가서 찍었다고 들었어요.
“구독권과 연계해 키링을 팔고 보니, ‘키링만 따로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정말 많이 왔어요. 일상 속 키링의 매력을 더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전문 촬영 장비도 없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장 매력적인 걸 보이려 애썼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2월의 어느 날, 디자이너 헤더와 함께 경복궁으로 향했어요. 버스 정류장, 버스 안에서 키링을 태그하는 모습과, 햇빛을 받아 키링이 영롱하게 빛나는 모습도 찍었죠.”

Q. 판매 초반에는 인플루언서 약 40명에게 제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시딩seeding’을 택했어요. 롱블랙 최초 인플루언서 시딩인데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실물 제품은 사용자들의 후기를 활용해 마케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에요. 그러려면 인플루언서들이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가장 좋다고 봤죠. 실제로 인플루언서들의 후기가 올라오며 판매도 순항했어요.”
Q. 인플루언서 선정 기준이 있었나요?
“기준은 명확했어요. 책, 기록, 자기계발 같은 주제 콘텐츠를 만드는 인플루언서.
이 키링은 단순히 ‘귀여워서’ 팔리는 게 아니거든요. ‘나에게 영감과 동기부여를 주는 문장’을 주는 가치가 담긴 키링이죠. 그래서 성장과 자기 계발에 관심이 있는 인플루언서가 우리와 결이 맞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덕이었을까요? 제품을 증정하지 않은, 패션 분야의 인플루언서가 영상에서 롱블랙 키링을 소개하기도 했어요. 준비했던 2000개 수량은 2개월 만에 모두 팔렸고요. 쏟아지는 재입고 문의를 보며, 롱블랙팀은 키링의 인기를 실감했답니다.
Chapter 4. 문장 선정:
문장은 어떤 기준으로 뽑을까?
마케팅팀의 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어요.
키링을 핸드폰에 태그하면 나오는 ‘오늘의 문장’도 직접 선정했죠.
“처음엔 인공지능의 힘을 빌렸어요. 노트별로 가장 많이 스크랩된 문장 TOP3을 뽑았죠. 사실 이 문장들은 1~2문장 정도로 짧고 조각나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땐 ‘인간지능’을 동원했어요. 실제 노트를 다시 읽으면서 이 문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다시 한번 보고, 적당한 길이의 문장을 뽑았죠.”
Q. 새 노트가 매일 업데이트되는데, 이건 어떻게 반영하나요?
“한 달에 한 번씩 수동으로 작업해서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Q. 실제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에는 ‘이게 괜찮을까’ 싶기도 했어요. 오늘의 운세는 내 상황에 딱 맞는 주제인데, 오늘의 문장은 아예 동떨어진 주제가 나올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말 많은 고객 분들이 매일 문장을 받는 걸 ‘힐링’처럼 느끼더라고요. ‘오늘 내게 딱 맞는 문장이 나와 신기했다’는 분도 있었고요. 통계를 더 살펴봐야겠지만, 이용 빈도도 높다고 보고 있어요. 주 2~3회는 꼭 문장을 보는 고객 비율도 높죠. 그래서 생각보다 키링이 빨리 품절된 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Chapter 5. 다시 만난 키링
여기까지 읽고 키링을 한번 구해보고 싶어지셨나요.
2025년 6월, 그 아쉬움을 풀 기회를 마련했어요. 바로 서울국제도서전에서요! 6월 18~22일에 열리는 이 행사에 롱블랙도 참가하거든요. 여기서 롱블랙의 노트를 미니북으로 제작한 책은 물론, 키링도 같이 판매할 계획이에요.
두 번째 키링 판매를 준비하는 마케팅팀의 마음을 물었습니다.
“실물 제품은 퀄리티가 우선이잖아요. 이전 키링보다 더 도톰한 두께로 제작해, 귀여운 느낌을 살렸어요.”
“더 많은 분에게 전달하기 위해 수량도 이전보다 넉넉하게 준비했으니, 관심 부탁드려요!”
재판매를 준비하면서 롱블랙 팀은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보고 있어요.
‘판매만으로 끝내긴 아깝다’는 이야기를 하면서요.
문장 키링을 태그하는 사람끼리 연결되는 커뮤니티 페이지를 만들 수는 없을까. 서로 댓글을 달아 교류할 수 있게 할 수는 없을까…. 지금도 롱블랙 팀은 여러분과 더 연결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답니다.
2025년 6월에 열리는 도서전과 롱블랙 키링 재판매, 이번에는 어떤 장면들이 펼쳐질까요? 저희 롱블랙 팀은 기대하는 마음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게요!